"시니어 일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급여보다 만족도'"
복지성보다 경험·경력 발휘 가능한 일자리 설계 필요
1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갈 곳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죠"
#1. '노원어르신콜센터'에서 시니어컨설턴트로 근무하는 이모(65·여)씨는 콜센터에서 일하고 난 뒤 일상이 달라졌다.
서울 노원구청에서 추진하는 어르신일자리사업인 '노원어르신콜센터'에서는 시니어컨설턴트 약 24명이 어르신들과 일자리·복지·여가 등 전반을 상담한다. 이씨도 이 중 한명이다.
이씨는 "젊은 시절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왔던 컨설턴트 24명이 각자의 경험을 어르신과 공유할 때 일하는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2. 지난 30년 간 여행사에 몸담았던 박인춘(63·남)씨도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많은 명동역에서 락커를 관리하는 시니어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박씨는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높다"고 웃어 보였다.
박씨가 일하는 곳 또한 노인인력개발원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로교통공사가 구축한 새로운 노인 일자리다.
일본어에도 능한 박씨는 자신의 업무 범위 밖이어도 적극적으로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하거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곤 한다. 이같은 열정과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박씨의 근무시간은 기존 주 15시간에서 주 30시간으로 연장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계속 고용'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국GM 등은 올해 기술 숙련공이 정년인 60세보다 2년 더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근로 의욕과 능력이 있는 60대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민간기업의 계속 고용 논의가 활발한 만큼,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시니어 일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여보다 만족도'라고 입을 모은다.
이씨는 "건강한 70~80대는 근로 의욕이 강하다"면서 "(어르신들이) 전화로 제일 많이 문의하시는 것도 역시 일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씨도 "60대는 노인이 아니라 중장년"이라며 "중장년 구직자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국가와 공공기업이 협력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 대부분, 개인 역량 발휘엔 역부족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는 단기·단순노무직이 많아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대부분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는 '복지성 일자리'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지금 노인은 전과 달리 충분히 일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시늉하는' 일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이나 경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 노동 중심인 노인 일자리를 이씨와 박씨의 사례처럼 젊은 시절의 경험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시니어 인턴십 사업 참여자들의 참여 동기는 경제적인 필요 61.2%, 관계 형성 및 소외감 해소를 위한 사회참여 12.5%, 자아실현 및 자기발전 1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미참여자에 비해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일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나라에서 노인의 소득을 보충해준다는 점"이라며 "노동은 사회적 참여이자 분업 체계에 들어가는 일이니 대인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말했다. 이어 "노인이 밖에서 활동하면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출처]
https://naver.me/FhUyEF9c
"시니어 일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급여보다 만족도'"
복지성보다 경험·경력 발휘 가능한 일자리 설계 필요
1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한마당'을 찾은 어르신이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하러 갈 곳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죠"
#1. '노원어르신콜센터'에서 시니어컨설턴트로 근무하는 이모(65·여)씨는 콜센터에서 일하고 난 뒤 일상이 달라졌다.
서울 노원구청에서 추진하는 어르신일자리사업인 '노원어르신콜센터'에서는 시니어컨설턴트 약 24명이 어르신들과 일자리·복지·여가 등 전반을 상담한다. 이씨도 이 중 한명이다.
이씨는 "젊은 시절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살아왔던 컨설턴트 24명이 각자의 경험을 어르신과 공유할 때 일하는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2. 지난 30년 간 여행사에 몸담았던 박인춘(63·남)씨도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많은 명동역에서 락커를 관리하는 시니어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박씨는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높다"고 웃어 보였다.
박씨가 일하는 곳 또한 노인인력개발원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도로교통공사가 구축한 새로운 노인 일자리다.
일본어에도 능한 박씨는 자신의 업무 범위 밖이어도 적극적으로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하거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곤 한다. 이같은 열정과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박씨의 근무시간은 기존 주 15시간에서 주 30시간으로 연장됐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계속 고용'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국GM 등은 올해 기술 숙련공이 정년인 60세보다 2년 더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가운데 근로 의욕과 능력이 있는 60대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민간기업의 계속 고용 논의가 활발한 만큼,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시니어 일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여보다 만족도'라고 입을 모은다.
이씨는 "건강한 70~80대는 근로 의욕이 강하다"면서 "(어르신들이) 전화로 제일 많이 문의하시는 것도 역시 일자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씨도 "60대는 노인이 아니라 중장년"이라며 "중장년 구직자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국가와 공공기업이 협력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 대부분, 개인 역량 발휘엔 역부족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는 단기·단순노무직이 많아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대부분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는 '복지성 일자리'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지금 노인은 전과 달리 충분히 일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시늉하는' 일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이나 경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 노동 중심인 노인 일자리를 이씨와 박씨의 사례처럼 젊은 시절의 경험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시니어 인턴십 사업 참여자들의 참여 동기는 경제적인 필요 61.2%, 관계 형성 및 소외감 해소를 위한 사회참여 12.5%, 자아실현 및 자기발전 1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가 미참여자에 비해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일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나라에서 노인의 소득을 보충해준다는 점"이라며 "노동은 사회적 참여이자 분업 체계에 들어가는 일이니 대인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말했다. 이어 "노인이 밖에서 활동하면 심리적, 신체적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조언했다.
[기사출처]
https://naver.me/FhUyEF9c